부모가 된다는 건 수많은 걱정을 동시에 떠안는 일로서 처음엔 그저 작고 귀여운 존재를 돌보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쉼 없이 몰려온다. 특히 아기의 몸에 이상한 점이나 붉은 반점이 보였을 때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 아이의 몸에서 무언가가 자라고 있다는 것, 그것이 어떤 질병인지 모를 때의 불안감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로 내 아이 뺨에 혈관종이 생겼을 때, 나는 밤새 검색을 하고도 확신을 갖지 못해 결국 병원을 찾았다.
유아 혈관종의 정의와 특징
유아 혈관종은 신생아 혹은 생후 수 주 내에 피부에 발생하는 붉은색의 양성 혈관종양으로 이는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피부 표면 위에 작게 나타나기도 하고, 피부 깊은 곳에 뿌리내린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생후 1년까지 점점 커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이후 점진적으로 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부모가 "기다려도 괜찮다"는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종은 외형상 단순한 붉은 점처럼 보이지만, 그 위치와 성장 속도에 따라 기능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피부 표면에만 존재하는 경우라면 겉으로 보기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혈관종이 눈꺼풀, 입술, 코안, 생식기 부위처럼 섬세하고 기능적인 부위에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야를 가리거나, 수유에 지장을 주거나, 심지어 호흡까지 방해하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내장 기관에 혈관종이 퍼져 발견이 늦어지는 일도 있다. 내 아이처럼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초음파 검사 후 예상보다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소견을 들었을 땐 섬뜩한 느낌까지 들었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시점과 기준
아이가 자라면서 혈관종의 크기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면, 이미 병원 진료를 고려해야 할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생후 3~5개월 사이에 혈관종이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변화가 포착된다면 조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더욱이 출혈, 궤양, 통증 같은 증상이 동반될 경우 감염의 위험성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한 아이의 사례를 보면, 입술에 생긴 혈관종이 커지면서 입을 제대로 닫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수유가 어려워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처럼 기능적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는 혈관종은 크기와 무관하게 진료가 우선이다.
단순히 외모적인 변화만 있다면 당장은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얼굴과 같은 노출 부위에 생긴 혈관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흉터를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괜찮아 보여도, 커가면서 아이가 외모에 대해 민감해질 시기가 오면 정서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혈관종이 작고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 부위와 향후 예측되는 성장 패턴을 고려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자연 소실을 기다릴 수 있는 경우
물론 모든 혈관종이 병원 치료의 대상은 아닌데 크기가 작고, 피부 표면에 위치하며, 기능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위에 생긴 경우라면 일정 기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특히 생후 1년 이후부터는 혈관종이 점차 퇴화하는 시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그 시점까지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기록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 아이의 경우도 목덜미에 작게 생긴 혈관종이 있었지만, 전문의의 권유로 관찰만 하기로 했고, 결국 돌 무렵부터는 서서히 흐릿해지더니 지금은 거의 흔적도 남지 않았다.
중요한 건 부모가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가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매주 혹은 2주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변화 추이를 기록해두는 것이 좋고, 아이가 움직이지 않게 한 상태에서 정면, 측면 등의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면 더욱 유용하다. 이 사진들은 의사가 병변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유아 혈관종 치료법과 치료 시기의 중요성
최근 혈관종 치료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은 경구용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이다. 이 약물은 혈관종의 성장을 억제하고 빠르게 줄어들게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부작용도 비교적 적은 편이라 생후 수개월 된 아이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빠르게 자라고 있는 혈관종이나 궤양성 혈관종의 경우, 이 약물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면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필요시에는 레이저 치료나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또는 수술적 절제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결정은 혈관종의 유형, 위치, 크기,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내려져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 혈관종이 사라지더라도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다. 조직이 위축되거나, 색소침착이 생기거나,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나중에 미용적 수술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 자체보다도 ‘언제 시작할 것인가’가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의 지속적인 관찰과 빠른 판단, 그리고 의료진과의 협력적인 관계가 필수적이다.
혈관종 앞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
유아 혈관종을 마주한 부모의 심정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도, 혹시라도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불안한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불안을 행동으로 바꾸는 용기다. 병원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의학적 조언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의 작은 붉은 반점이 가져온 이 긴 여정 속에서 나는 두려움을 이겨낸 순간들이 가장 값졌다고 느꼈다.
결론적으로 유아 혈관종은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사라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경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상 증상이 보이거나 기능적 영향을 주는 부위에 위치한 경우,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불안함을 느낄 정도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아이의 건강은 물론, 부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