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건강은 청력뿐만 아니라 평형감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특히 이관기능장애와 메니에르병은 귀 내부 압력 조절과 청력 저하,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보청기는 청력 손실을 보완하는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알려졌지만, 이관기능장애나 메니에르병을 앓고 있는 경우 보청기가 증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보청기 착용이 이관의 기능과 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관기능장애란? 귀의 압력 조절이 중요한 이유
이관(유스타키오관)은 중이(가운데귀)와 비인두(코와 연결된 부위)를 연결하는 작은 관으로, 귀 내부와 외부의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으로 이관이 잘 작동하면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압력 균형이 유지되지만, 기능이 저하되면 귀가 답답하거나 소리가 울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관기능장애는 감기나 비염, 알레르기 등의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만성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비행기를 타거나 고도가 급격히 변할 때, 귀가 막힌 듯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이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신호일 수 있다.
보청기 착용이 이관기능장애에 미치는 영향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보청기를 착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해 주는 장치이지만, 귀 내부에 밀착되면서 압력 변화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귓속형 보청기(ITE, CIC)를 착용하면 외이도(귓구멍) 내의 환기가 제한될 수 있어, 일부 환자들은 귀가 더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청기가 이관기능장애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보청기 사용은 소리를 더 명확하게 전달해 주고, 귀의 부담을 줄여 불필요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보청기 착용 후 귀의 답답함이 지속되거나 압력 변화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보청기의 종류나 피팅 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니에르병, 보청기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메니에르병은 내이(속귀)의 림프액이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한 어지럼증(현기증), 이명(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는 증상), 청력 저하를 동반하는 만성 질환이다. 메니에르병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와 어지럼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보청기는 메니에르병의 치료법이 아니지만, 청력 저하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한쪽 귀의 난청이 심한 경우,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증폭하면 청각적 피로를 줄이고 대화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메니에르병 환자가 보청기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는데 메니에르병은 청력이 변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특정 시기에는 보청기의 볼륨이 과도하게 크거나 작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보청기의 설정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절할 수 있는 디지털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청기 착용 시 주의할 점과 올바른 사용법
이관기능장애나 메니에르병이 있는 환자들이 보청기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먼저, 보청기 착용 후 귀의 압력이 심하게 변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보청기의 피팅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하루 종일 착용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사용 시간을 조절하며 점진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좋다.
보청기 선택 시에는 귓속형(ITE, CIC)보다 개방형(BTE, RIC) 보청기가 더 적합할 수 있고 개방형 보청기는 귀를 완전히 밀폐하지 않아 공기 순환이 원활하고, 압력 변화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이관기능장애가 있는 경우, 폐쇄감이 덜한 디자인의 보청기를 선택하면 귀의 답답함을 완화할 수 있다.
보청기, 올바르게 사용하면 귀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보청기는 단순히 청력을 보완하는 장치가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로서 이관기능장애나 메니에르병이 있는 경우에도 적절한 보청기 사용을 통해 보다 편안한 청취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상태에 따라 보청기의 영향을 다르게 받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귀 건강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관리와 적절한 보청기 사용이 필수적이다. 혹시라도 보청기 착용 후 불편함을 느낀다면, 단순히 보청기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청각 전문의나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이 앞으로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